반복유산과 난임휴직 사용후기 (무급휴직, 난임치료)

 

반복된 유산, 난임휴직 사용 후기

작년 여름, 그리고 올해 봄. 소중했던 두 생명을 만났지만, 안타깝게도 두 번의 유산으로 이별을 겪었습니다.
처음엔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했어요. 초음파에서 심장 소리를 듣기도 전에, 너무나도 짧은 시간 동안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한 아이는 6주, 또 한 아이는 8주 차에 떠나보냈습니다.
병원에서 "초기 자연 유산이에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고 모든 게 제 잘못인 것만 같아 스스로를 많이 탓했습니다.
지금은 극복했지만, 유산 당시에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마음인 것 같아요.
 

유산이 반복될 때, 처음 하게 되는 질문

 
 
유산이 반복되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왜 나만?", "내가 뭘 잘못했을까?"
하지만 병원에서 선생님은 이렇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초기 유산은 전체 자연유산의 약 80%를 차지하며, 그중 대부분은 염색체의 자연적인 이상에 의해 발생합니다.

 
즉, 엄마나 아빠의 탓이 아니라, 생명이 스스로 자라날 수 없는 상태였기에 자연스럽게 멈춘 것이라고요.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설명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 초기 유산의 주요 원인 (간단 정리)

• 염색체 이상 (가장 흔함)
• 호르몬 불균형 (예: 갑상선 문제, 프로게스테론 부족)
• 자궁 구조적 문제
• 자가면역 질환 등 면역 문제
• 생활습관 (흡연, 음주, 스트레스)

나를 회복하기 위한 선택, 난임휴직

 
 
두 번의 유산 이후에 몸도 마음도 지쳐왔습니다.
회사에 나가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늘 "내가 괜찮은 걸까?", "다시 시도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어요.
병원에서 난임 진단서를 받아 정식으로 '난임휴직'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 중 처음으로 내린 큰 결심이자, 제게는 작은 일탈 같은 선택이었어요.
 

■ 난임휴직이란?

임신을 준비하거나 난임 치료가 필요한 근로자가 일정 기간 회사에 휴직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난임휴직 한눈에 보기

• 신청 대상 : 난임 진단을 받은 근로자 (남녀 모두 가능)
• 기간 : 회사마다 다르지만, 통상 3개월~1년
• 급여 : 유급/무급 여부는 회사 방침에 따라 다름
• 보장 : 휴직 후 원직 복귀 보장

준비물

1. 난임휴직 신청서 : 회사 양식에 맞춰 작성
2. 난임진단서 : 산부인과, 난임병원 등에서 발급 (치료 필요성 간략 기재)
 

휴직 후, 조금씩 회복 중입니다

 
 
난임휴직을 결정하기까지 처음엔 괜히 부끄럽기도 하고, 회사에 미안하기도 했어요.
눈치도 보이고 신경도 쓰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했던 건!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야 아기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무급 휴직이어서 당장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 못하지만 지금 이 시간은 내 몸을 돌보는데 쓰는 게 더 맞을 것 같다고 남편과 긴 논의 끝에 결정했습니다. 유산 이후 병원 치료를 병행하며 몸을 회복하고, 하루하루 제 자신에게 집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괜찮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혹시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저처럼 유산의 아픔을 겪고 계시거나, 임신 준비를 하며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분이 있다면
난임휴직이라는 제도를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담이나 주변의 시선이 걱정될 수 있지만,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저는 이 휴직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주는 시간이라 느꼈어요.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조심스럽게 나를 위한 회복의 시간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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